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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도벽’ 그랜저 모는 부잣집 아들 상습 빈집털이 또 붙잡혀

전 정섭 2010. 11. 20. 08:53

문모씨(33)는 지난 4일 서울 응암동의 한 단독주택 담을 넘어 들어가다 집 주인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문씨는 출동한 경찰에게 “집이 좋아 보여서 호기심에 들어갔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발뺌했다. 당시 훔친 물건이 없었던 문씨는 주거침입 혐의로 연행됐다.

그러나 함께 출동한 또다른 경찰관이 문씨가 주머니에서 고급 승용차 열쇠를 꺼내 바닥에 버리는 장면을 목격했다. 경찰이 열쇠를 주워 주변에 주차돼 있는 차량과 대조작업을 한 결과, 인근 대형마트 맞은편 주차장에서 문씨 소유의 그랜저 승용차를 발견했다. 차 안에는 그동안 그가 훔친 3000만원 상당의 귀금속과 현금다발이 그대로 쌓여있었다.

문씨가 자동차 열쇠만 버리지 않았다면 그의 상습적 빈집털이 범행도 드러나지 않을 뻔했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지난 3월부터 30여차례에 걸쳐 은평구와 도봉구, 강동구 일대의 빈집을 상습적으로 털어온 혐의(절도 등)로 문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문씨는 경찰의 위치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폰 배터리를 분리해 차 안에 놔두는 등의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 조사 결과 문씨는 중학생이던 1992년부터 습관적으로 물건을 훔쳐 소년원과 교도소를 들락거렸다. 결국 70회에 걸쳐 빈집털이를 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을 복역한 뒤 지난 3월 출소했다.

문씨는 그러나 출소하자마자 중고 그랜저를 구입해 또다시 범행을 저질러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46평짜리 아파트에서 살고 있고, 아버지가 마련해 준 본인 소유 빌라도 있을 만큼 넉넉한 집안 출신”이라며 “본인이 도벽을 이기지 못해 상습적으로 빈집털이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