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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기고] 인터넷 시대 ‘겸손의 힘’

전 정섭 2011. 6. 17. 00:23

[세계일보]어지럽고 복잡한 세상이다.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정보통신의 발달은 각자의 생각을 부지런히, 그리고 매우 신속하게 확산시킨다. 그러다 보니 곳곳에서 의견충돌이 일어난다. 지금도 어떤 포털사이트의 단순한 뉴스기사 밑에 자리한 댓글난에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소모성 논쟁을 벌이고 있다. 벌어지고 있는 논쟁을 가만히 들여다보노라면 두 주장 모두 논리적으로 일리가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충돌은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은 데서 시작된다. 상대방 의견을 자세히 들으려 하지도 않는 태도를 꾸준히 견지하는 그 꼿꼿함은 논쟁을 더욱 심화시키고 결국 인신공격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안타까운 세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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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미국공인회계사·공인부정조사관앞으로 사회는 더욱 복잡, 다양해 질 것이다. 그리고 정보의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우리는 이제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는 편가르기식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의견충돌과 대립은 더욱 격해질 것이고 빈번할 것이다. 평행선만 달리는 감정싸움만큼 부질없는 것이 있을까. 상대방을 인정하고 서로의 얘기를 귀담아들을 때에야 비로소 해결책은 보이는 것이다.

필자는 상대방을 인정하는 마음가짐의 첫 번째 단계는 ‘겸손’이라 생각한다. 겸손의 출발은 자기외의 이 세상 모든 것에 대한 경외심을 갖는 것이다. 서양의 합리주의가 뒤덮고 있는 사회에서 날카로운 논리의 칼날을 들이대는 것보다 때로는 상대적으로 무디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들여다보는 동양적 사고도 필요하다. 필자는 경영학에서의 서양과 동양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의 전통 미덕 가운데 하나인 ‘겸손’을 제시하고 싶다.

흔히 겸손은 무조건 자신을 낮추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진정한 겸손은 정말 스스로 자신있는 사람의 내면에서만 갖출 수 있는 인격이며,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참된 자의식을 소유한 사람에게 있다. 이 세상 모든 것을 스승으로 삼아 가르침을 얻고자 하는 겸허함을 가진 이의 삶이 겸손한 삶이다. 은은하게 발현되는 겸손은 자신을 낮추는 듯 보이지만 더욱 돋보이게 하며, 상대방으로 하여금 존중받는 기분을 느끼게 하기에 행복을 준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더욱 강력하게 하고 상대방에게 이해심을 불러일으킨다. 그것이 바로 겸손의 힘이다.

명심보감에서 굴기자능처중(屈起者 能處衆·몸을 낮추는 자만이 남을 다스릴 수 있다)이라 했다. 남에게 자신의 의견만 내세우기에 앞서 먼저 몸을 낮추고 상대방의 의견을 귀담아들어보라. 이런 겸손한 태도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의견충돌로 빚어진 소모성 논쟁을 건전하고 생산적인 토론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더욱 역동적이고 건강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나의 대답은 단호하게 ‘그렇다’이다.

김병현 미국공인회계사·공인부정조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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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전정섭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