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자동차 생산직 카폐

[스크랩] 네이버에서 뉴스 보다가 본 내용인데요. 올려봅니다

전 정섭 2012. 2. 22. 11:11

 

2011년 국내서 가장 승승장구한 재벌은 단연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이다. 200조원이 넘는 사상최대의 매출과 함께 20조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올렸다. 순이익 규모만 따지면 삼성을 앞설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00년 정몽구회장이 자동차 계열사로만 그룹을 독립한 이후 처음이다. 덕분에 현대차는 글로벌 빅5 자동차회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들의 화려한 성장 뒷편에는 짙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공장에선 노동자들의 밤샘노동과 비정규직의 차별이 여전하다. 이들의 잇단 자살과 분신도 이어진다. 중소협력 하청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정 회장의 아들 정의선 사장의 일감몰아주기 등 편법 경영권 승계도 논란거리다. MB정부 최대 수혜그룹으로 꼽히는 현대차 성장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편집자말>
  
8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아반떼 생산 라인.
ⓒ 권우성

쉴 새 없이 밀려온다. 자동차들이다.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는 그렇게 움직였다. 지난 8일 오후 울산 현대자동차 의장3부. 아반떼 등 막바지 차체를 조립하는 곳이다. 벨트 옆 청록색 작업복을 입은 이들의 손놀림이 부지런하다. 말 한마디 건네기 쉽지 않다. 쉴 틈도 별로 없다. 기자를 썩 반기는 눈치도 아니다. 간신히 라인의 작업반장 허락을 받았다.

 

올해로 9년차라는 정아무개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 사이 반장이 일을 도왔다. 그는 자신이 이곳 막내라고 했다. 37살이다. 군대 용어로 따지면 참 '운 없는 군번'이다. 그도 고개를 끄덕였다. 할 말이 많은 듯했다. 정씨는 "지난 8년 동안 (생산) 라인에 정규직 사원이 한 명도 안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상했다. 매년 현대차 그룹은 수천 명씩 신입사원을 뽑는다고 홍보하지 않았던가. 따져보니, '4년제 대졸' 사원이다.

 

실제 현장 라인에는 고등학교나 전문대 졸업자 출신이다. 지난 8년 동안 울산 등 생산현장의 정규직 직원을 뽑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씨는 "그동안 정년퇴임이든, 자연적으로 줄어드는 자리에는 비정규직과 계약직 직원들로 메꿨다"고 설명했다. 다시 그의 말이다.

 

"입사 초기에 이런 분위기는 아니었죠. 어느새 나도 모르게 옆자리에 서로 다른 처지의 사람들로 채워지기 시작했죠. 같은 일을 하면서도 나와 다른 대우를 받는다는 것도... 그리고 서로 이야기가 사라졌죠. 이곳은 세 가지 계급이 존재하는 곳이에요."

 

비정규직 문제는 비단 현대차뿐 아니다.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있다. 오는 23일 대법원은 현대차 비정규직 불법 파견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린다. 결과에 따라 우리 산업과 노사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뿐 아니다. 생산 라인에 있는 서 있는 그들은 이미 장시간 노동에 찌들어 있었다.

 

낮과 밤이 뒤바뀐 삶을 20년 넘게 해온 사람들이 대다수다. 일주일 가운데 하루 정도 쉬면 다행이다. 온전한 건강을 유지하기 어렵다. 정 씨는 "밤 근무가 있을 때는 낮에 약간이라도 잠을 자두는 편이다"면서 "하지만 같은 라인의 선배들 가운데 불면증과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건강악화와 가정불화를 겪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그 역시 최근 들어 집에서 신경질을 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했다.

 

  
지난 8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승용차 생산라인에서 한 노동자가 작업 도중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 권우성
현대자동차

 

밀려드는 자동차들... 17년차 시급 7100원, 위험수당 한 달에 1만 원

 

작년 연말 정씨는 31일 가운데 딱 이틀 쉬었다. 밤낮이 뒤바뀐 채 평일 10시간, 토·일요일에는 14시간씩 일했다. 한 달 동안 318시간 라인에 섰다. 단순히 1년으로 따지면 3816시간 노동이다. 거의 살인적이다. 미국·유럽 등 완성차 노동자들의 연간 평균 노동시간은 2000시간이 채 안 된다.

 

물론 그는 일한 만큼 회사로부터 돈을 받는다. 시간외 근무, 야간노동, 휴일노동 등은 보통 통상 시급의 50%를 더해 계산된다. 그가 받은 연봉은 작년 7800만원이다. 적지 않은 돈일수도 있다. 각종 보험과 수당 등을 빼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더 줄어든다.

 

  
현대자동차 17년차 노동자의 월급명세표.
ⓒ 권우성
현대자동차

17년차인 구아무개씨의 지난 1월 월급명세를 보면 더 분명해진다. 그의 시급은 7100원, 기본급은 170만4000원이다.  급여 가운데 '의장컨베어수당'은 1만 원이다. 열악한 노동환경을 보상해주는 차원에서 회사가 정한 돈이다. 그 역시 주중 밤낮 각 10시간, 토요일은 14시간씩 일했다. 목표달성을 위해 한 달 내내 일했더니 270만 원이 나왔다. 그나마 1월 설날 귀향비와 상여금 등으로 나온 195만 원이 큰 보탬이 됐다.

 

26년차인 박아무개씨 역시 기본급은 220만 원이다. 그는 "평일 야근, 주말 밤샘특근 등을 하지 않으면 아이들 교육 등 생활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또 현장의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 스트레스와 각종 신체적 피로 등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문용문 금속노조 현대차노조 지부장은 "울산공장 (정규직) 노동자 가운데 20년 넘은 사람이 일 년 내내 일만 하면 연봉 1억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작년만 해도 이곳에서만 38명의 노동자들이 질병 등의 이유로 생을 마감했다"면서 "아무리 멀쩡한 사람도 일주일씩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한 번만이라도 해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대적인 고임금? 턱없이 낮은 시급과 기본급에 세계 최장 시간 노동

 

문 지부장의 '1억 노동자' 말에는 뼈가 있다. 정부나 보수언론 등의 '귀족 노동자'라는 비난을 의식한 것이다. 금액만 따지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고용노동부가 작년 하반기에 국내 5개 완성차 업체의 노동실태를 조사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자동차산업 노동자 대부분이 1년에 대략 2600~2700시간 일하고 있었다. 국내 일반 노동자 평균 노동시간은 2100시간, 500~600시간 이상 더 일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낮과 밤이 뒤바뀐 채, 야간과 주말 내내 일한다. 이때는 통상임금의 1.5~2배 정도 더 받는다. 앞서 말한 정씨 등의 경우처럼 살인적인 노동을 하면 임금은 더 올라간다.

 

문 지부장은 "완성차 정규직의 임금이 높았던 것이 아니라, 일반 우리 평균 노동자들의 임금이 너무 낮은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부가 정한 법정 최저시급은 4580원에 불과하다. 현대차에 납품하는 2, 3차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거의 최저임금으로 일하고 있다. 여기에 1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이보다 조금 높게 받는다. 그 위에 새로 들어오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시급이 있다.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이어져 있는 구조다.

 

  
지난 8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승용차 생산라인에서 노동자들이 부품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 권우성
현대자동차
  
지난 8일 오후 울산 현대자동차 아반떼 생산공장에 '품질은 우리의 자존심이다'는 구호가 붙어 있다.
ⓒ 권우성
현대자동차

올해로 11년차인 최아무개씨. 그는 2009년부터 낮에만 일하고 있다. 당초 주야근무가 있었던 공장에서 주간근무만 하는 곳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그는 "전보다 연봉이 많게는 1500만 원 이상 줄어든 것 같다"면서 "하지만 전보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건강도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현대차 역시 내년부터 야간 노동 없애는 주야간 연속2교대를 준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현대차와 기아차 생산직 정규직 각각 900명, 400명씩 뽑을 예정"이라며 "공장의 노후된 라인에도 설비 투자를 진행하는 등 노동환경 개선에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 쪽에선 올해부터 야간노동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에 대한 노사간의 문제의식은 얼추 비슷하다. 하지만 해법이 만만치 않다. 정부도 끼어 있다. 이젠 정말 밤샘 뼈 빠지게 일해서 돈 버는 시대는 아닌 것이 분명하다. 답은 우리가 찾아야 한다.

출처 : 현대 기아 자동차 생산직 기술직 모임
글쓴이 : 현차꼭가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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