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말하기의 행복

스피치 킹스 스피치(King`s Speech)

전 정섭 2011. 6. 26. 21:15
영화 ‘킹스 스피치(King's Speech)’는 언어 장애를 극복한 영국 국왕 조지 6세의 일화를 감동적으로 그렸다. 힘겨운 치료 끝에 대중 앞에 선 국왕의 스피치는 국민을 열광시켰다.

영화는 훌륭한 연설이란 어떤 것인지 선명하게 보여준다. 단순한 ‘목소리 전달’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호소력과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는 것을 역설했다. 억양이나 끊어읽기, 얼굴 표정 등의 테크닉은 그 다음이라는 것이다.

영화에는 숨은 재미가 있다. 윈스턴 처칠이 조지 6세를 격려하는 대목이다. “저도 처음엔 그랬어요. 잘 할 수 있을 겁니다.”

‘링컨처럼 서서 처칠처럼 말하라(제임스 C. 흄즈 저)’는 책이 나올 만큼 명연설로 유명한 처칠도 어린 시절엔 심각한 말더듬이였다.

처칠은 자신의 단점을 간결함으로 극복했다.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연설 ‘피와 땀과 눈물’은 2분 30초 길이였다.

그가 해로우 중학교에서 했던 단 1분의 연설은 너무도 유명하다. 처칠이 연단에 서기 전 해로우 중학교 교장은 위대한 정치가이자 전쟁 영웅의 업적을 하나하나 소개했다. 마침내 마이크 앞에 선 처칠은 장황한 소개에 지쳐있는 학생들 가운데 한 명을 가리켰다. 연단을 내려 온 처칠은 학생에게 속삭이고 단 한 문장으로 연설을 끝낸다. “대의와 상식이 허락되는 한 결코, 결코, 포기하지 마십시오.”

두 말할 필요없이 지도자는 연설을 잘해야 한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슬로건 ‘행복한 변화, 새로운 충남’과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연설로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0% 초반의 지지율은 선거 막판 42.5%까지 치솟았다.

잘된 연설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지만 잘못된 연설은 자신의 인격과 이미지를 갉아 먹는다. 지난 22일 충남도의회 제244회 정례회에서 김용필 의원(비례·선진당)의 5분 발언은 듣는 사람들의 낯을 뜨겁게 했다. 충남도가 주관한 행사에 참석했는데 왜 소개도 안했냐는 것이다. 평소 촌철살인의 정책 비평으로 유명했던 김 의원이었기에 여기저기 터져 나오는 실망의 목소리가 컸다. 지방자치 20년이면 지방의회도 철 좀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왔다. 말 한마디로 지방의회의 품격까지 실추시킨 셈이다.

언어장애를 이겨내고 처음 라디오 연설에 나서는 조지 6세에게 언어치료사 라이오넬 로그는 말한다. “친구에게 말하듯 연설하세요.”

이 장면이야 말로 영화가 전달하려는 진의(眞意)가 아닐까. 수평적 거버넌스가 요구되는 오늘날, 적어도 도의회 정례회에서의 5분 발언은 개인의 푸념이나 늘어놓는 자리가 아니다.

권성하 정치행정부 차장 nis-1@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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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전정섭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